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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4. 14.

    by. nutblog

    연산 장치에도 각자의 역할이 있다

    현대의 전자기기들은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에서 얼굴 인식을 실행하거나, 클라우드 서버에서 AI 모델을 학습시키거나, 자동차에서 실시간 상황을 판단하는 모든 기능의 뒤에는 ‘연산 장치’라는 핵심 부품이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연산 장치가 같은 일을 하는 건 아닙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CPU(중앙처리장치)는 기본 중의 기본이고, 여기에 GPU(그래픽처리장치)NPU(신경망처리장치)까지 추가되면서, 기기의 종류나 목적에 따라 적절한 연산 장치를 고르는 것이 기술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CPU, GPU, NPU가 각각 무엇을 위해 설계되었고, 어떤 구조적 차이를 가지며, 실제로 어디에 활용되는지를 실무 기준으로 명확히 비교해보겠습니다.


    CPU – 범용 연산의 중심

    CPU는 Central Processing Unit, 즉 컴퓨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장치입니다. 범용적인 연산을 수행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다양한 명령어를 처리하고 시스템 전체를 제어하는 멀티태스킹의 핵심 유닛입니다.

    • 적은 수의 고성능 코어
    • 명령어 처리에 최적화
    • 분기(branch), 조건 판단 등 다양한 로직 지원
    • 운영체제 제어, 프로그램 실행, I/O 관리 등 담당

    예를 들어, 워드 작성, 브라우징, 간단한 계산 등 대부분의 일상적인 작업은 CPU로 처리됩니다. 하지만 병렬 연산 능력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대규모 연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GPU – 병렬 연산의 제왕

    GPU는 Graphics Processing Unit으로, 원래는 3D 그래픽 렌더링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수천 개의 연산 유닛을 동시에 작동시킬 수 있는 구조 때문에 병렬 연산에 최적화된 장치로 자리 잡았습니다.

    • 수천 개의 작은 코어
    • 벡터/행렬 계산 능력 뛰어남
    • 병렬 연산을 요구하는 AI 학습, 영상 처리, 시뮬레이션 등에 적합
    • 고성능 서버 및 워크스테이션에서 주로 사용

    특히 GPU는 딥러닝 연산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보이며, NVIDIA, AMD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CPU가 논리와 제어에 강하다면, GPU는 대량 연산에 강한 구조입니다.


    NPU – AI 추론의 스페셜리스트

    NPU는 Neural Processing Unit으로, 인공신경망 연산을 전용으로 처리하는 AI 특화 반도체입니다. 스마트폰, 엣지 디바이스 등에서 실시간 AI 기능(예: 얼굴 인식, 음성 인식 등)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 AI 모델의 추론(inference)에 최적화
    • 불필요한 범용 기능 제거 → 낮은 전력 소비
    • 작은 면적에 높은 연산 효율
    • 스마트폰, CCTV, IoT 디바이스에 광범위하게 탑재

    대표적으로 애플의 Neural Engine, 삼성 Exynos NPU, 구글 Edge TPU 등이 있으며, GPU보다 작고 전기를 적게 먹으면서도 AI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구조와 특성 비교 요약

    항목 CPU GPU NPU
    주 목적 범용 연산, 시스템 제어 병렬 연산, 대규모 계산 신경망 추론, 실시간 AI
    연산 방식 직렬 중심 병렬 중심 추론 특화 구조
    코어 수 수 개 (고성능) 수천 개 (중간 성능) 수십~수백 개 (전력 최적화)
    전력 소모 중간 높음 매우 낮음
    적용 분야 모든 디지털 기기 AI 서버, 그래픽, 시뮬레이션 스마트폰, 자율주행, 엣지 AI

    CPU, GPU, NPU 차이 – 누구를 어디에 쓰는가

    어디에 어떤 연산 장치를 써야 할까?

    1. 데스크탑, 노트북
      → CPU + GPU (고성능 그래픽 작업 또는 AI 활용 시)
    2. 스마트폰, 태블릿
      → CPU + GPU + NPU (전력 효율과 실시간 AI 모두 고려)
    3. AI 서버, 데이터센터
      → CPU + 다중 GPU (학습 중심 구조)
    4. IoT, 엣지 디바이스
      → CPU + NPU 또는 NPU 단독 (소형, 저전력)
    5. 자율주행차
      → 고성능 CPU + GPU + NPU 조합 (실시간 판단 + AI 추론)

    이처럼 제품군이나 서비스 특성에 따라 어떤 연산 장치를 조합하는지가 성능과 효율을 좌우합니다.


    산업 동향 – 통합, 최적화, 커스터마이징

    최근에는 CPU, GPU, NPU를 하나의 칩(SoC) 안에 통합하는 방향으로 트렌드가 이동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 애플 M 시리즈: CPU + GPU + Neural Engine 통합
    • 삼성 Exynos: CPU + GPU + NPU 조합
    • Qualcomm Snapdragon: 다양한 연산 유닛 통합 구성

    이러한 통합은 데이터 이동 지연을 줄이고, 전력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설계 유연성도 제공합니다. 특히 엣지 AI가 발전하면서, 칩 자체에 AI 연산 능력을 내장하는 구조가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연산 장치를 아는 것이 기술을 이해하는 첫걸음

    CPU, GPU, NPU는 단순히 속도 차이만 있는 게 아닙니다. 각각의 설계 목적, 구조, 장점, 한계가 뚜렷하며, 이를 정확히 이해할수록 어떤 기기에 어떤 반도체가 쓰여야 할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현대 기술 경쟁은 하드웨어의 조합 싸움입니다. 특정 연산 장치 하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인 연산을 위해, 적재적소에 맞는 연산 구조를 설계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CPU만 아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GPU와 NPU를 함께 이해해야, 진짜 ‘차세대 기술’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흐름 – 경계는 흐려지고 융합은 빨라진다

    최근 반도체 설계 트렌드는 각 연산 장치의 장점을 융합한 하이브리드 구조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GPU에 AI 추론 기능을 탑재하거나, CPU에 NPU 코어를 내장하는 식입니다. 이는 각 장치의 전문성을 유지하면서도 전체 시스템의 연산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향입니다. 앞으로는 CPU, GPU, NPU의 경계가 더욱 흐려지고, 사용자 환경에 따라 최적화된 연산 구조를 자동으로 배분하는 스마트한 아키텍처가 대세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