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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의 한계를 넘는 새로운 설계 전략, Chiplet
반도체 기술이 나노미터 수준까지 미세해지고 고성능 요구가 커지면서, 기존 방식으로는 더 이상 효율적인 성능 향상이 어려운 시대에 도달했습니다. 무어의 법칙은 느려지고,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전력과 발열 문제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적 접근이 바로 Chiplet(칩렛) 기반 설계와 3D 패키징 기술입니다. 기존에는 하나의 반도체 칩에 모든 기능을 통합했지만, 이제는 기능별로 쪼개진 작은 칩(Chiplet)들을 서로 연결해 하나의 시스템처럼 동작하게 만드는 방식이 주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Chiplet이 무엇인지, 기존 반도체와 어떤 점이 다른지, 그리고 왜 3D 패키징 기술이 업계에서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지를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
Chiplet이란 무엇인가 – 반도체를 쪼개서 조립한다
Chiplet은 하나의 시스템 반도체를 기능별로 나눈 작은 칩 단위를 뜻합니다. 예를 들어, CPU, GPU, 메모리 컨트롤러, 캐시 등을 각각 독립된 칩 형태로 제작한 뒤, 이를 하나의 패키지 안에서 고속 인터커넥트로 연결하여 통합 시스템처럼 동작시키는 구조입니다.
기존 SoC(System on Chip) 방식과의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SoC Chiplet 구조 모든 기능이 하나의 다이에 통합 기능별로 분리된 칩 조합 설계 난이도 높음 (전체 통합 설계) 모듈별 재사용 가능 생산 유연성 낮음 높음 (각 칩 독립 제작 가능) 수율 문제 전체 칩 불량 시 폐기 부분 교체 가능 → 수율 개선 즉, Chiplet은 모듈화된 설계로 효율성을 높이고, 제조 비용과 리스크를 줄이며, 고성능 칩을 더 빠르고 유연하게 생산할 수 있게 해줍니다.
왜 3D 패키징이 필요한가 – 수평의 한계를 넘는 수직 전략
Chiplet이 단순한 구조 조합이라면, 이를 하나의 시스템처럼 묶어주는 방식이 바로 3D 패키징(또는 고급 패키징)입니다. 기존에는 칩을 평면적으로 배열했지만, 이제는 칩 위에 칩을 올리는 수직 스택(Stack) 구조를 통해 공간을 절약하고, 신호 간 거리도 최소화합니다.
주요 3D 패키징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 2.5D 패키징: 인터포저를 이용한 칩 간 연결 (HBM + GPU 등)
- 3D IC: TSV를 이용해 칩을 수직으로 직접 연결
- Fan-Out: I/O 확장을 위한 고밀도 연결
이러한 기술들은 데이터 전송 거리 최소화, 발열 집중 관리, 고속 신호 처리가 가능해지며, 특히 고성능 연산 환경에서 강력한 장점을 제공합니다.
Chiplet 구조가 주는 실질적 장점
- 설계 효율화
– 동일한 Chiplet을 다양한 제품군에 재활용 가능
– IP(지식재산권) 모듈화로 설계 시간 단축 - 비용 절감
– 큰 다이 하나 대신 작은 다이를 여러 개 제작 → 불량률 감소
– 필요 기능만 선택해 조합 가능 → 고객 맞춤형 설계 - 생산 유연성
– 칩마다 공정이 다르더라도 병렬 제작 가능
– 공정별로 최적화된 파운드리 활용 가능 - 고성능 구현 가능
– HBM, 캐시, 로직을 근거리 배치로 연결
– 빠른 응답성과 낮은 전력 소비 실현
실제 도입 사례 – Chiplet은 이미 현실이다
Chiplet은 이제 개념이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이 실제로 사용 중인 핵심 기술입니다.
- AMD Ryzen / EPYC 시리즈
→ 다중 CPU Chiplet + I/O Die 조합 - Intel Meteor Lake (2023)
→ Compute, GPU, SoC, I/O를 각각 분리된 타일로 구성 - Apple M 시리즈
→ 현재는 단일 SoC지만, 향후 Chiplet 구조 전환 가능성 언급됨 - TSMC InFO, 삼성 X-Cube
→ 자체 3D 패키징 기술로 Chiplet 기반 고성능 반도체 생산 지원
특히 AI 반도체 분야에서는 연산 코어, 메모리, 버퍼 등을 Chiplet 형태로 분리해 확장성과 성능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식이 대세가 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고려되는 포인트들
Chiplet 구조는 장점이 많지만, 다음과 같은 실무적인 고려사항도 있습니다:
- 칩 간 연결 인터페이스 표준화 필요 (예: UCIe)
- 발열 집중 → 방열 설계 중요
- 전력 관리 복잡성 증가
- 개별 다이 간 타이밍 정렬 문제 발생 가능
이러한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해 삼성, 인텔, AMD 등은 전용 인터커넥트 기술, 고속 버스, 전력 최적화 솔루션을 함께 개발하고 있으며, 실무 설계 시에도 통합 최적화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왜 앞으로 Chiplet이 더 중요해질까?
무어의 법칙이 한계에 다다른 지금, 더 이상 단일 칩으로 성능을 끌어올리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Chiplet + 3D 패키징을 통해 시스템 차원에서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전략이 더 현실적이고 경제적입니다.
- AI, HPC,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
- 개별 고객 맞춤형 반도체 수요 증가
- 대규모 통합 대신 모듈화 + 유연성 중심 전략 선호
Chiplet은 단순히 하나의 기술이 아니라, 반도체 산업의 ‘설계 철학’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반도체 설계의 패러다임은 ‘분리’와 ‘조합’으로 간다
Chiplet은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닙니다. 이미 최신 CPU, GPU, AI 반도체에서 채택되고 있으며, 반도체 산업의 고도화를 이끄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3D 패키징 기술과 함께 발전하면서, 단순한 공간 절약을 넘어 성능, 전력, 유연성, 설계 전략 전반을 재정의하고 있습니다.앞으로는 반도체를 ‘하나의 칩’으로 보지 않고, ‘어떻게 조합되었는가’가 성능을 결정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Chiplet을 이해하는 것은 미래의 반도체 아키텍처를 미리 읽는 눈을 갖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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