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전자 시스템은 단일 전압으로 동작하지 않습니다.
특히 FPGA, SoC, DDR 메모리, 고속 ADC/DAC, 센서 등은 각각 1.0V, 1.8V, 2.5V, 3.3V 등 다양한 전압 레벨을 동시에 요구하며,
이 전압들에는 반드시 전원이 켜지는 순서가 지켜져야 하는 제약이 따릅니다.
만약 잘못된 순서로 전압이 인가된다면, 부품이 오동작하거나, 심할 경우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바로 전원 시퀀싱 회로(Power Sequencing Circuit)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전원 시퀀싱이 필요한 이유부터, 회로 구성 방식, 시퀀서 IC, 디지털 vs 아날로그 방식 비교, 실무 설계 팁까지 자세히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왜 전원 시퀀싱이 필요한가요?
전압 레벨이 다른 전원들이 하나의 시스템에서 동시에 동작할 때,
논리 회로 내부 보호 다이오드나 I/O 포트가 손상되지 않도록 특정 순서를 지켜야 합니다.
예를 들어, FPGA는 내부 코어 전압(1.0V)이 먼저 안정된 후 I/O 전압(3.3V)이 인가되어야 합니다.
이 순서를 지키지 않으면 I/O 핀을 통해 전류가 코어 쪽으로 역류해, 칩이 비정상적인 상태에 빠지거나 영구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어떤 제품이 시퀀싱을 요구하나요?
대표적으로 아래와 같은 시스템이 전원 순서를 요구합니다:
- FPGA (Xilinx, Intel 등)
- SoC, MCU (특히 멀티코어 프로세서)
- DDR, eMMC, NAND 등 메모리 인터페이스
- PMIC 기반 시스템
- 고속 ADC/DAC, 디지털 센서
특히 코어 전압 → PLL 전압 → I/O 전압 순서가 필요한 구조가 많으며, 이 순서를 정확히 따라야 시스템 초기화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시퀀싱 방법 ① – Power Good 기반 수동 제어
가장 기본적인 방식은 이전 전압이 안정된 후(PG 신호 High) 다음 전원을 켜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첫 번째 DCDC 컨버터가 PG 신호를 출력하면, 이 신호를 다음 전원 레귤레이터의 EN(Enable) 입력으로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만 해도 간단한 전원 시퀀스를 구현할 수 있으며, 회로가 간단해 소형 시스템에 많이 사용됩니다.3.3V DC --(PG)--> 1.8V EN단점은 유연성이 떨어지고, 지연 시간 조정이나 복잡한 전원 제어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입니다.
시퀀싱 방법 ② – 전용 Power Sequencer IC 사용
보다 정밀하고 안정적인 시퀀싱을 원한다면, 시퀀서 IC(PMIC)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대표적으로 ADM1085, LTC2924, TPS386000, MAX16046 등의 IC는 복수의 전원 채널을 감시하고,
지정된 순서와 시간 간격에 따라 Enable 신호를 출력해줍니다.- 타이밍 지연 설정 가능 (RC 외장 or 내부 레지스터)
- Power Good 상태 감시 및 오류 리포팅
- 시퀀싱 중 오류 발생 시 전체 차단 등 보호 기능 포함
- PMBus/I2C 통신으로 시퀀스 변경도 가능
고급 시스템일수록 시퀀서 IC의 활용도가 높아지며, 전력 설계의 핵심이 됩니다.
시퀀싱 방법 ③ – MCU 펌웨어 기반 제어
MCU를 사용 중이라면 전원 시퀀스를 펌웨어로 직접 제어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 방식은 제어 유연성이 뛰어나며, 시퀀싱뿐 아니라 오류 발생 시 로깅, 사용자 피드백까지 가능합니다.
단, MCU 전원이 가장 먼저 안정되어야 하므로 MCU 전원은 항상 독립적이고 우선적으로 공급되어야 합니다.또한, MCU가 구동되기 전에 필요한 전압들(예: FPGA 코어 전원 등)은 여전히 별도의 하드웨어 시퀀싱을 통해 미리 안정화되어 있어야 합니다.
시퀀싱 vs 소프트 스타트
전원 시퀀싱은 전압의 순서와 타이밍을 제어하는 것이고,
소프트 스타트(Soft Start)는 전원이 켜질 때 출력 전압이 천천히 상승하도록 설계하는 기능입니다.
둘은 별개의 기능이지만, 함께 사용하면 부하 돌입 전류를 줄이고, 안정적인 부팅 시퀀스를 보장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PMIC나 고급 레귤레이터는 내부 소프트 스타트 기능을 기본 내장하고 있습니다.
설계 시 주의사항
- 모든 전원 회로의 Power Good 핀(PG, POK) 지원 여부 확인
- 시퀀싱 시 GND 기준 동기화를 고려해 신호 레벨 확인
- 회로 기동 순서와 종료 순서가 동일한지도 검토
- 전원 장애 발생 시 시퀀스 리셋이 가능한 회로 구성 필요
- 시뮬레이션으로 각 전원의 타이밍과 상승 곡선 검토
시퀀싱 회로가 불안정하면, 시스템은 불규칙하게 부팅되거나 특정 조건에서만 오동작하는 찾기 어려운 버그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멀티 전원 시스템의 핵심은 순서입니다
전자 시스템의 전원이 복잡해질수록, 단순히 전압을 만들기만 해서는 부족합니다.
각 전압이 언제, 어떤 순서로, 어떤 속도로 들어오는지가 전체 시스템 동작의 핵심이 되기 때문입니다.
전원 시퀀싱은 그 중요성에 비해 종종 간과되지만, 실제 문제는 이 부분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퀀서 IC, Power Good 신호, MCU 제어 방식 등 다양한 접근법이 있는 만큼,
자신의 시스템에 가장 적합한 시퀀싱 구조를 도입하는 것이 진짜 안정적인 전원 설계의 완성입니다.
실전에서 자주 발생하는 시퀀싱 문제 사례
전원 시퀀싱 회로는 회로도상으로는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 양산 환경에서는 의외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PG 신호 출력이 느려 타이밍이 꼬이거나, 전압이 충분히 상승하지 않았는데도 PG가 먼저 High가 되는 경우,
다음 전원 블록이 예상보다 빨리 Enable되어 시스템이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레귤레이터는 부하 상태에 따라 상승 시간이 달라지므로, 고정된 지연 회로만으로는 일관된 시퀀스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려면 PG 신호의 정확한 동작 조건을 데이터시트로 명확히 확인하고,
전원 상승 파형을 오실로스코프로 직접 계측한 후 시퀀싱 조건을 설계에 반영해야 합니다.'Engineer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INA219 활용 예제 – I2C 기반 전압·전류 모니터링 실습 (0) 2025.04.29 전압/전류 모니터링 회로 구성법 – 실시간 파라미터 감시의 핵심 기술 (0) 2025.04.29 PMIC 내부 구조 이해하기 – 전원관리 IC는 어떻게 동작할까? (0) 2025.04.28 소프트 스타트 회로 구성법 – Inrush current를 줄이는 안전한 기동 방식 (0) 2025.04.28 BLDC 드라이버 회로 구성 – 3상 모터를 제어하는 법 (0) 2025.04.27 배터리 보호 회로의 구조와 센싱 방식 (0) 2025.04.27 게이트 드라이버 회로 실습하기 – N채널 FET 제어 예제 (0) 2025.04.27 FPC 커넥터란 무엇인가요? – 플렉시블 회로의 연결 기술 (0) 2025.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