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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4. 10.

    by. nutblog

    에너지 효율 시대의 전력 설계, Buck과 Boost의 실전 활용법

    전자기기를 설계할 때 가장 신경 써야 하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전력 효율입니다. 모든 회로는 일정 전압과 전류로 구동되며, 그 조건이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성능 저하는 물론이고 고장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배터리 기반 장비가 늘어나고 있는 오늘날에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전압을 조절하느냐’가 제품 전체의 수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이때 핵심이 되는 부품이 바로 Buck(강하형)Boost(승압형) 회로입니다.

    전압을 낮추는 Buck 회로나, 반대로 전압을 높이는 Boost 회로는 단순한 개념 같지만, 실제 제품 설계에선 매우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하며 고도의 정밀성과 안정성이 요구됩니다. 이 글에서는 이 두 회로가 실제 전자제품에서 어떤 방식으로 사용되고, 어떤 기술적 이유로 선택되는지, 설계자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포인트는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Buck Converter – 고성능 디지털 회로의 필수 구성요소

    Buck Converter는 고전압을 저전압으로 낮춰주는 회로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용 사례는 노트북이나 PC의 메인보드입니다. 이 장치들은 외부에서 19V 또는 12V의 전원을 입력받지만, 실제 내부 동작을 위해서는 1.2V, 1.8V, 3.3V 등의 다양한 전압이 필요합니다. 특히 CPU, DRAM, GPU 등 고속 동작을 하는 디지털 회로는 저전압·고전류 환경에서 작동해야 하므로, 고효율의 Buck Converter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Buck 회로는 LDO(Low Dropout Regulator) 대비 발열이 적고, 효율이 훨씬 높습니다. 예를 들어 12V 입력을 1.2V로 낮춰 5A를 출력해야 할 때, LDO를 사용하면 전력 손실이 매우 커지고 열이 많이 발생합니다. 반면 Buck Converter는 스위칭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력 손실이 최소화되고, 발열도 낮아집니다. 그래서 스마트폰, 태블릿, IoT 기기 등 휴대형 전자기기에서는 대부분 LDO 대신 Buck 회로를 사용합니다.

    실제로 스마트폰 내부에는 여러 개의 Buck 회로가 존재하며, 각각이 디스플레이, SoC, 무선 모듈 등 부품별로 전압을 따로 공급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처럼 Buck 회로는 회로 설계의 기반이 되는 전압 조절 솔루션으로, 제품의 신뢰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Boost Converter – 배터리에서 고전압이 필요할 때

    Boost Converter는 낮은 전압을 높은 전압으로 변환하는 회로입니다. 가장 흔한 예는 LED 조명 회로입니다. 특히 백라이트용 고휘도 LED는 3V 이상의 전압이 필요한데, 배터리는 일반적으로 1.5V 또는 3.7V 수준이기 때문에 Boost 회로 없이는 안정적인 발광이 어렵습니다.

    또 하나의 대표적인 예는 카메라 플래시 회로입니다. 순간적으로 고전류가 필요한 플래시는 Boost Converter를 통해 전압을 300V 이상으로 높여 콘덴서를 충전한 후 방전하는 방식으로 동작합니다. 이 외에도 웨어러블 기기나 센서 시스템에서도 Boost 회로는 광범위하게 사용됩니다. 특히 전압이 낮아질수록 회로가 꺼지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Boost Converter는 입력 전압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져도 출력 전압을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Boost Converter는 낮은 전압 환경에서 동작이 필요한 마이크로 컨트롤러나 무선 통신 모듈에도 필수적입니다. 예를 들어, 드론의 배터리 전압이 점점 낮아지는 상황에서도 통신 모듈이 계속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Boost 회로를 사용해 안정적인 전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Buck-Boost, SEPIC 등 복합 회로가 필요한 상황

    일부 상황에서는 입력 전압이 출력 전압보다 높기도 하고 낮기도 하기 때문에, Buck이나 Boost 하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사용되는 것이 Buck-Boost Converter 또는 SEPIC(Single-Ended Primary Inductor Converter) 회로입니다. 특히 자동차 전장 시스템이 대표적입니다. 자동차 배터리는 시동 시 9V까지 떨어졌다가, 충전 중에는 14.4V까지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전자기기가 항상 12V로 안정적으로 동작해야 할 경우 양방향 전압 조절이 가능한 회로가 필요합니다.

    SEPIC 회로는 이런 상황에서 안정적인 전압을 유지하며, 일반적인 Buck/Boost 회로보다 EMI 특성이 좋기 때문에 노이즈에 민감한 회로에 자주 사용됩니다. 실제로 드론, 의료기기, 계측 장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SEPIC 회로나 Buck-Boost 회로가 쓰이며, 특히 PMIC 내부에 이 회로가 통합되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 실제 회로에서 Buck, Boost는 어디에 쓰일까?

     

     

    설계자의 선택 기준 – 발열, 면적, 전력 손실까지 고려

    Buck과 Boost 회로를 회로도에 넣는다고 끝이 아닙니다. 설계자는 이 회로가 미치는 다양한 영향을 고려해야 합니다. 우선 발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고전류 회로에서는 히트 싱크나 열 분산 구조까지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또한 스위칭 소자의 특성에 따라 EMI(전자파 간섭)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인증이나 품질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회로 면적과 부품 수, BOM(Bill of Materials) 비용까지 고려해 설계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Buck/Boost 회로에 사용되는 인덕터, 스위칭 FET, 쇼트키 다이오드 등의 부품은 전류 용량과 스위칭 속도에 따라 성능이 달라지며, 가격과 재고 확보 여부도 제품 양산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전력 설계의 핵심, 전압 변환의 전략적 선택

    전자제품의 성공은 하드웨어의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안정적인 전원 공급과 전력 효율이 제품의 신뢰성, 수명, 발열, 인증 통과율 등에 직결되며, 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것이 바로 전압 변환 회로의 설계입니다. Buck과 Boost, 그리고 이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회로는 단순히 '전압을 바꾼다'는 개념을 넘어, 제품의 전체적인 품질과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기술입니다. 설계자는 항상 회로의 환경, 사용 조건, 효율, 발열,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장 알맞은 전압 변환 구조를 선택해야 하며, 그것이 바로 실무에서 요구되는 고급 역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