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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4. 12.

    by. nutblog

    반도체라고 다 같은 반도체가 아니다

    반도체라는 단어는 이제 일상생활에서도 흔히 쓰입니다. 스마트폰, 컴퓨터, 자율주행차, 서버, 전기차 등 모든 첨단 기기의 핵심 부품이 바로 반도체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막상 반도체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물어보면, “CPU 같은 연산 장치?”, “메모리 같은 저장 장치?” 하고 막연하게 대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반도체는 크게 연산을 담당하는 반도체(연산용) 데이터를 저장하는 반도체(스토리지용)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둘은 겉보기에는 비슷해 보일 수 있어도, 동작 방식, 회로 구조, 설계 방식, 제조 공정, 성능 기준까지 완전히 다릅니다.

    이번 글에서는 연산용 반도체와 스토리지용 반도체가 어떻게 다르고, 실무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고, 왜 둘 다 각각의 역할을 분담하는지, 상세하고 쉽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연산용 반도체란? – 데이터를 계산하는 뇌

    연산용 반도체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입력된 데이터를 계산하고, 논리적으로 처리하는 기능을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CPU, GPU, NPU, DSP, MCU 등이 있으며, 이들은 각각의 목적에 따라 다양한 연산을 수행합니다.

    연산용 반도체의 주요 특징:

    • ✔ 빠른 클럭 속도
    • ✔ 병렬 연산 또는 직렬 연산 처리
    • ✔ 많은 양의 레지스터 및 캐시 메모리
    • ✔ 명령어 집합(Instruction Set)을 기반으로 동작
    • ✔ 실시간 데이터 처리 능력 필수

    특히 AI 분야에서는 GPU나 NPU처럼 병렬 연산 성능이 강력한 구조가 필수적이며, 자율주행 차량에서는 실시간 판단이 중요하므로 연산 지연 시간(Latency)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스토리지 반도체란? – 데이터를 오래 보관하는 창고

    스토리지 반도체는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보관하고, 필요할 때 꺼내오는 역할을 합니다. 대표적인 제품군으로는 DRAM, NAND Flash, NOR Flash, eMMC, UFS 등이 있습니다.

    스토리지 반도체의 주요 특징:

    • ✔ 고집적도 설계 → 많은 데이터를 작게 저장
    • ✔ 휘발성(예: DRAM)과 비휘발성(예: NAND)으로 구분
    • ✔ 수명(P/E 사이클), 보존성, 데이터 정합성이 중요
    • ✔ 연산보다 읽기/쓰기 지연 시간이 성능 좌우
    • ✔ 컨트롤러와 함께 동작 (특히 NAND 기반 SSD는 FTL 필수)

    예를 들어 SSD는 NAND Flash + 컨트롤러(MCU) + DRAM으로 구성되며,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고도의 소프트웨어 알고리즘까지 필요합니다.

    즉, 스토리지 반도체는 데이터 저장의 신뢰성과 용량 최적화가 핵심입니다.


    구조적으로 무엇이 다를까?

    연산용 반도체와 스토리지 반도체는 반도체 공정, 내부 회로 구성, 동작 메커니즘이 다릅니다.

     

    구분 연산용 반도체 스토리지 반도체
    목적 계산/처리 저장/보존
    구성 ALU, CU, Cache 등 셀 어레이(Cell Array), 페이지, 블록
    동작 방식 클럭 기반 명령어 실행 전하 저장/방전 방식
    제조 공정 최신 고속 공정 (3~7nm) 안정성 위주의 공정 (10~20nm 이상도 가능)
    속도 ns 단위 연산 속도 μs~ms 단위 응답 속도
    단가 높음 낮음 (GB당)
    수명 단위 연산 지연, 전력 P/E 사이클, 보존 연수

    이처럼 구조적 차이가 크기 때문에, 용도에 따라 어떤 반도체를 사용하는지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한 제품 안에서도 두 종류의 반도체가 함께 들어가 조화를 이룹니다.

     

    스토리지 반도체 vs 연산용 반도체 – 진짜 차이는 뭘까?

     

    실무 적용 예시 – 하나의 제품에 두 반도체가 공존한다

    현실의 대부분 전자 제품은 연산용 반도체와 스토리지 반도체를 함께 사용합니다.

    예시 1️⃣ 스마트폰

    • 연산: AP (Application Processor), GPU, NPU → 연산용
    • 저장: NAND Flash (eUFS), DRAM → 스토리지용

    예시 2️⃣ SSD

    • NAND Flash → 데이터 저장
    • 컨트롤러(MCU, ARM 코어 탑재) → 연산용
    • DRAM → 주소 매핑 캐시 (스토리지 역할도 가능)

    예시 3️⃣ AI 서버

    • CPU, GPU, NPU → 연산용
    • DRAM → 연산 데이터 저장 (고속 접근용)
    • NAND Flash → 대용량 학습 데이터 저장 (저속 백업용)

    즉, 시스템 설계에서 어느 반도체를 어떤 위치에,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가 전체 성능과 효율성을 좌우합니다.


    반도체 산업 분류도 이렇게 다르다

    반도체 산업 내에서는 이 두 반도체를 다른 기준으로 구분합니다.

    분류 연산용 반도체 스토리지 반도체
    산업 분류 시스템 반도체 (비메모리) 메모리 반도체
    대표 기업 인텔, AMD, NVIDIA, 퀄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성장 트렌드 AI, 자율주행, 통신 서버, 스마트폰, 클라우드
    기술 경쟁력 연산 성능, 설계 구조 수명, 집적도, 전력 소모

    연산용 반도체는 설계(IP, 아키텍처) 중심이며, 팹리스(Fabless)와 파운드리(Foundry)가 분리되어 발전합니다. 반면 스토리지 반도체는 공정 기술력제품 대량 생산이 핵심이므로,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수입니다.


    최근 산업 트렌드 – 두 영역이 서로 넘나든다

    과거에는 연산용과 스토리지용 반도체가 명확히 분리되어 있었지만, 최근에는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 연산이 가능한 메모리(PIM: Processing-In-Memory)
      → 메모리 내에서 간단한 연산을 처리, DRAM이 일부 연산 기능 수행
    • 스토리지를 직접 제어하는 가속기(DPU, CSD)
      → 스토리지 내에 연산용 코어 탑재, I/O 오프로드
    • HBM, CXL 기반 메모리 확장
      → 고속 메모리를 연산에 적극 활용하며, 메모리 중심 컴퓨팅 구조 확대

    이러한 융합은 AI, 엣지컴퓨팅, 데이터센터 최적화라는 새로운 수요에 맞춰, 두 반도체 간 기능적 융합과 협업이 더욱 중요해졌음을 보여주는 흐름입니다.


    반도체의 진짜 분류는 '무엇을 하느냐'다

    스토리지 반도체와 연산용 반도체는 단순히 ‘메모리냐 CPU냐’가 아닙니다. 그 반도체가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역할이 완전히 달라지고, 그에 따른 설계 방식도 달라집니다.

    둘 중 어느 하나가 더 우월한 것이 아니라, 시스템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반드시 같이 움직여야 하는 존재입니다.

    앞으로의 시스템은 이 두 반도체의 역할을 더욱 유기적으로 조합해야만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습니다. 반도체를 이해한다는 건 결국, 정보를 다루는 방식을 이해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