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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5. 1.

    by. nutblog

    I2C는 구조가 단순하고 칩 간 통신이 쉬워서 수많은 전자 시스템에서 널리 쓰이는 인터페이스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I2C는 짧은 거리(수십 cm 이내), 단일 보드 내 통신을 전제로 설계된 프로토콜이기 때문에,
    디바이스 간 거리가 길어지거나, 노이즈가 많은 환경에서는 통신 신뢰성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실제로 1미터 이상 거리를 두고 센서를 연결하거나, 멀티 슬레이브 구조에서 통신이 자주 끊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해결책이 되는 것이 바로 I2C 리피터 / 버퍼 IC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장거리 또는 멀티 슬레이브 환경에서 I2C의 신호 품질을 향상시키는 리피터/버퍼 IC의 구조, 활용법, 회로 예시, 실무 팁까지 실용적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왜 리피터 / 버퍼가 필요한가?

    I2C는 오픈드레인(Open-drain) 방식의 통신이기 때문에, 라인의 커패시턴스(전기적 용량)이 커지면 신호 상승 시간이 길어지고,
    SCL이나 SDA 신호가 ‘High’로 전환되기 전에 다음 신호가 시작되어 신호 왜곡, 슬레이브 인식 실패, 데이터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거리가 길어질수록 노이즈, 임피던스 불일치, GND 루프 간섭 등의 물리적 문제가 함께 나타나는데,
    이런 구조적 문제는 단순한 풀업 저항 조정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리피터/버퍼 IC는 이러한 신호를 버스 단위로 구분하고 각 세그먼트를 재생성해주어 신호 품질을 유지합니다.


    대표적인 I2C 리피터 / 버퍼 IC

    I2C 전용 리피터 IC로는 다음과 같은 제품들이 많이 사용됩니다:

    • P82B96 (NXP): I2C 버스를 두 구간으로 분리하며, 고속 / 장거리 모두 대응
    • TCA9617A (TI): 양방향 버퍼, 서로 다른 전압 레벨 연결 가능 (3.3V ↔ 5V)
    • PCA9515A: 단순 리피터로 한 방향 버스 증폭
    • PCA9518: 5채널 리피터 허브 – 대형 멀티슬레이브 구성 가능

    이들 칩은 SDA/SCL 양방향을 독립적으로 처리하며,
    전압 차이나 물리적 분리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유용하게 쓰입니다.


    기본 동작 원리 – 왜 '재생성'이 중요한가

    리피터 IC는 SDA/SCL 신호를 버스 세그먼트 단위로 분리해서 동작합니다.
    예를 들어 MCU 쪽 신호가 하나의 A 버스, 센서 쪽이 B 버스라고 하면:

    • MCU → 리피터 → 슬레이브: 리피터가 신호를 감지해 B 버스로 복제
    • 슬레이브 응답 → 리피터 → MCU: 반대로 A 버스로 신호 재생성
      이렇게 버스 구간별로 커패시턴스와 노이즈 문제를 격리하면서
      신호 품질을 유지할 수 있고, 길이 제한을 효과적으로 완화할 수 있습니다.

    회로 구성 예 – P82B96 기준

    아래는 1m 이상 거리의 센서를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예시입니다.

    [MCU]---SDA/SCL---[P82B96]====장거리 케이블====[P82B96]---센서
     
    • 두 개의 P82B96이 각 버스의 ‘출발점’과 ‘도착점’에서 신호를 처리
    • Sx 포트(표준 버스) ↔ Lx 포트(로우 임피던스 버스)로 변환
    • 풀업 저항은 각 포트 구간에 맞게 별도로 삽입

    이렇게 구성하면 1~5m 거리까지도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합니다.


    실무 팁 – 배선, 풀업, 속도

    리피터 IC를 사용할 때에도 신경 써야 할 요소가 많습니다:

    • SDA/SCL 라인은 항상 트위스트 페어로 구성 (노이즈 최소화)
    • 버퍼 구간마다 풀업 저항을 따로 구성 (1k~2.2kΩ 권장)
    • I2C 속도는 100kHz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더 안정적
    • GND 라인은 반드시 함께 묶어야 함 (별도 접지 시 통신 불능 발생 가능)

    I2C 리피터 / 버퍼 IC 활용법 – 장거리 통신을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방법

    전압 레벨 변환에도 유용하다

    버퍼 IC 중 일부는 서로 다른 전압 레벨을 가진 디바이스를 연결할 때도 유용합니다.

    • 예: 3.3V MCU ↔ 5V 센서
    • TCA9617A는 양쪽 전원(VCCA, VCCB)을 다르게 설정하면
      레벨 시프터 + 버퍼 역할을 동시에 수행합니다.

    이런 방식은 PMIC나 아날로그 센서와 디지털 회로 간 I2C 호환성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멀티슬레이브 환경에서의 버퍼 허브 활용

    하나의 MCU에 10개 이상의 I2C 디바이스를 연결하는 경우,
    버스 커패시턴스가 한계를 초과하게 되는데 이때는 PCA9518 같은 리피터 허브를 사용합니다.

    • 각 슬레이브 그룹을 개별 채널에 연결하여 버스 분산
    • 통신 충돌 없이 최대 수십 개 디바이스 구성 가능
    • 클럭 스트레칭, NACK 처리 등도 별도 구간에서 안정적으로 처리됨

    리피터는 I2C 한계를 넘는 열쇠

    I2C는 강력한 통신 방식이지만 본래 구조에는 분명한 제약이 존재합니다.
    리피터 / 버퍼 IC를 활용하면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장거리 통신, 멀티 슬레이브 환경, 전압 호환 문제, 노이즈 환경 대응까지 모두 안정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연결해서 동작시키는 것을 넘어서,
    전기적 특성과 구조를 고려한 고급 회로 설계로 발전시키는 데 리피터 IC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겪는 리피터 사용 오류와 해결 팁

    리피터 IC를 처음 도입한 설계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문제는 양쪽 버스에 풀업 저항을 모두 연결하지 않는 실수입니다.
    특히 P82B96과 같은 리피터는 각 포트(Sx, Lx)가 별도 오픈드레인 구조를 갖기 때문에,
    A측(SDA/SCL)과 B측 모두에 풀업 저항이 반드시 있어야 통신이 성립합니다.
    또한, 리피터 간 연결된 구간에서 GND가 불안정하거나 두 보드의 접지가 분리되어 있을 경우,
    신호는 전달되더라도 실제 ACK/NACK이 제대로 오가지 않아 슬레이브 인식 실패나 버스 락업이 자주 발생합니다.
    따라서 리피터를 사용할 때는 항상 풀업 저항과 접지 일치 상태를 회로 검증의 1순위로 점검해야 합니다.